생각보다 일찍 은퇴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무능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더더욱 어리석던 시절,
수많은 유혹과 제안을 뿌리치고 말단으로 들어가 너글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그것이 내 사명이라 생각했다.
언론은 우리를 악마화하고,
그에 따라 사람들이 우리를 점차 백안시했지만,
씹선비 기질로 돈따위는 천하다 여기며 참아내며 버텼다.
부품취급을 받으며 너글과의 최전선에서 제살 깎아 제국을 끌면서 수십차례 건의를 했다.
일부는 아예 담당자와 절규를 했지만,
돌아오는 건 욕설과 모욕이었다.
그래도 우린 바퀴를 계속 돌렸다.
쌍욕을 먹어도 돌렸고,
힘들어도 계속 돌렸고,
가족이 아파도 돌렸다.
그 보상은 바퀴를 굴리는 걸 포기한 사람들 보다 보잘 것 없었지만,
내가 바퀴를 굴려 돌아간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나보다 훨씬 이성적인 생각을 하는 젊은 친구들은
나같은 씹선비 꼰대의 사상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괜찮았다.
아직도 기능하는 선배들을 존중하며 신처럼 모시고,
신입이 들어오지 않아 점차 늘어가는 빈자리를 분담해서 때워가며 돌렸다.
아들의 입학식에 가지 못해도 우린 웃었고,
딸의 졸업식에 가지 못해도 우린 웃었고,
가족의 대소사를 빼먹어도 우린 웃으며,
…계속 돌렸다.
새롭게 배치된 통령은 우리의 말을 듣는 것 같았지만 착각이었다.
그는 잡초가 난다며 아예 밭의 새싹을 밟아 죽이는 사람이었고,
논밭을 적절하게 늘리기 보다는,
씨앗을 두 배씩 심으면 관리 안해도 산출량은 두 배씩 늘어나 배불리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식으로 식량 생산이 늘지 않는다며 정론을 펼친 농민은
모조리 의식주의 기초인 식량 생산을 거부하는 제국의 적이라 규정하고 탄압했다.
그 선서?
허구헌날 들먹이는 그 선서?
선서의 내용을 진짜 알기나 하는가, 정녕 그대로 따라도 되는가?
선서 따위와 상관 없이 스스로의 의지로 제도를 굴리고 있는 자들을 묵살해도 되는가?
이미 늙은 나와 내 동료들은 그렇다 쳐도,
가치관과 윤리관도 다르고 합리적인 생각으로 무장한 다음 세대들 전부를?
나는 동업자들을 내 형제처럼 여기겠노라.
그렇다면 내가 형제의 방패가 되겠다.
새로운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 했듯이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오명을 뒤집어 쓰겠다.
지금도 차마 바퀴를 멈추지 못해 피를 토하며 굴리고 있지만,
불바다에 뛰어들어 먼지만 남는 신세가 되더라도
선서한 대로 내 미래의 동업자들을 위해서 기꺼히 나서겠다.
그 끝이 너글의 악마로 타락하는 길이라도 개의치 않으리라.
어차피 그간 감내한 수모에 비한다면 이는 새 발의 피도 아니리니.
윤리적한 척하는 그 뽄새에 아주 넌더리가 난다.
그리 원한다면 그리 되어주도록 하지.
그래, 우리는 네 말대로 악마다.
이미 우리는 한계까지 내몰렸다.
육체도 정신도…
진심으로…
Hope is the Beginning of Unhappiness.
…모든 건 워해머 이야기
그리고 워해머 이야기…
오늘자 루머엔진은
지금 기획중인 Stormcast의 플라스틱 조형의 일부분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뭐 Sanguinor나 Astorath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게 지금 뭣이 중하겠습니까, 그죠.
쓸 내용은 계속 쌓이고 있다지만,
워해머 계에서도 퇴물이고 현생도 만만치 않아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피곤하네요.













하이고 고생이십니다.
답글삭제저는 늘 하던 일이라 그려려니 하는데 젊은 친구들이 걱정입니다.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