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S] Cities of Sigmar / Scions of the God-King

 

신왕의 자손들(Scions of the God-King)





지그마의 도시들(Cities of Sigmar)은

모든 왕국(Realm)마다 최소 하나씩 건설되어 있는 대도시들의 연합체로

저마다 끊이지 않는 전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마치 어두컴컴한 대양에 홀로 외롭게 떠있는 문명의 섬이라 할 수 있지요. 

도시 연합체인 이들은 살아남기 위한 방어적인 전투에만 온 힘을 쏟지 않습니다.

이들은 왕국에 안전한 거점이 되는 새로운 요새를 건설하고,

신왕의 영광과 문명의 광영을 조금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 군사 원정을 계속합니다.

…비록 시도 중에 전멸하는 한이 있다고 해도 말이죠.




밝게 빛나는 광휘에 휩싸인 모든 왕국의 영웅들 한 명 한 명의 발 밑에는 

피곤하고 겁에 질린 백여 개의 혹사당한 영혼이 짓밟혀있습니다.

지킬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곳에 숨는다거나 하는 호사를 누리지 못한 이들은,

자신이 가진 특권을 손에서 놓지 않기 위해 매일 싸워야만 합니다.

전원이 불사와는 거리가 먼 존재들로 구성된 이 전사들은 

어둠과의 전쟁이라는 맷돌에 끝없이 들들 갈리면서 부디 이겨서 살아남기만을 기원합니다.

이들은 평범한 대장간에서 단철된 순수한 강철과 대충 정제된 급조 화약, 

그리고 확신보다는 희망이라는 불타는 믿음만으로 무장하고 전선에 나갑니다.


왕국에 질서를 가져오기 위해 모인 두아르딘(Duardin)과 아엘프Aelf), 

그리고 드물지만 오거(Ogor)같은 특수 종족들과 

허물없이 이들과 함께 행진하겠다고 모인, 

용감한 인간 남녀들이 지그마(Sigmar) 군대의 근간입니다.

사실, 지그마의 도시들 군대에 합류하기를 원하는 지원병들은 

인간 영혼에 깊게 새겨져 있는 불굴의 정신,

동족과 친족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열망,

다른 종족들은 상상조차 못할 정도로 고결한 정신으로 무장한 채, 

자신에게 천상의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고결한 의지 등등, 다양한 이유 덕택에

결코 마르지 않는 마법 샘물처럼 넘치면 넘쳤지,

단 한 번도 자원자가 부족한 적이 없습니다.

이들은 모두, 

반신반인이라 부를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졌거나, 

천계에서 특별한 육체 개조를 받은 초인도 아니며,

신이 특별한 용기를 부여해주지도 않았고,

유서 깊은 가문의 자손도 명망이 높은 혈통도 아닙니다.

대신 이들은 그저 평범하고도 평범한 일반인들의 집합이기에

최후를 맞는 그날까지 자신이 가진 진정한 힘은 무엇인지를 찾고 또 찾아야만 합니다.

왕국의 운명은 별다른 특색 따윈 찾아볼 수도 없는 

이들의 쉽게 부서지는 데다가 잘 문드러지는 어깨에 걸려있습니다.


이들의 주요 목표는 대부분 신화의 시기(Age of Myth) 이후 폐허가 된 요새들의 재건입니다.

일종의 개척자라 할 수 있는 이들의 주요 임무는 역경을 참아내는 데 국한되지 않으며,

그들에게 힘을 주는 관문이나, 

넥서스(Nexus) 주변의 땅을 병합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질리지도 않고 매년 계속되는 습격으로 

지그마의 도시들의 세력권은 늘 강제로 조금씩 후퇴합니다.

넘실대는 파도처럼 셀 수 없을 정도의 적들과

요새 따위는 장난감 집처럼 부숴버릴 수 있는 괴수들이 

이들의 장벽을 끝없이 타격하기도 하죠.

또한 창궐하는 지긋지긋한 전염병과도 싸워야 하며, 

지배를 벗어나 들불처럼 제멋대로 날뛰는 마법도 상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들 사회의 근간 자체를 흔들어 버리는 

부패와 타락을 조장하는 사악한 사교도(Cult)들과도 영원한 전쟁을 벌이는 중입니다.


도시의 위협을 알리는 종이 미친 듯이 울려대면,

이들은 만사를 제쳐둔 채, 

친지들과 이별의 포옹을 나누며, 연인에게 작별의 키스를 한 뒤,

도시의 방어력을 시험해보려는 모든 적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병사들과 함께 장벽 위로 올라갑니다.

때로는 마지막 인사 대신 사랑하는 이들 모두를 묵묵히 뒤에 남겨두고서는, 

홀로 외로이 자신이 맡은 구역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황송스럽게도 신왕 폐하 본인께서도 직접 명을 내리심에

요새 도시 거주민들은 힘겹게 싸워 얻어낸 안전을 포기하고,

신규 개척지와 관구 내 정착촌에 안녕을 전파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매우 애석한 일이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지그마의 도시들은 시민 모두를 적절히 나눠 배치합니다.

실제로 이땅에 현현해서, 

그들의 대지를 계속해서 좀먹고 있는 어둠의 무리와의 영원한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도부는 이들의 가족을 해채한 뒤, 직능과 필요에 맞게 재배치하고,

신왕에 대한 충심으로 충만한 젊은 전사들을 최전선으로 계속 파견하고 있습니다.

언베로겐 교(Cult Unberogen)의 말처럼 이렇게 함으로서 거대한 수레바퀴는 계속 돌아갑니다.

이런 비극적인 방법은 수천 년은 아니더라도, 

차안(此岸; Mortal Realm)이 치유될 때까지 최소 수백 년간 끝없이 되풀이될 겁니다.


지그마의 도시들에 속한 병력이 전투를 벌일 때면,

고도로 훈련된 연대와 방어물과 방패부대로 육벽(肉壁)을 쌓은 포수대,

그리고 막강한 도시의 벽이 원거리 감시탑으로 보강된 것처럼

사수를 등에 진 전투거한(Warhulk)인 오거들과 함께 전투에 나섭니다.

이건 군대가 위치한 현재 주변 지형에 맞춰, 

보유한 병력과 그 화력을 최적화 시키도록 하는 명령 소리에

살아있는 요새가 덜미잡이를 당해 끌려가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성직자들은 지그마교의 교리에 따른 격언과 기도문을 끝없이 암송하며, 

아군의 칼날과 화살, 그리고 모든 발사체의 탄환에게 

제 아무리 강력한 초자연적인 적이도 떼거지로 공격하면 상처를 낼 수 있게 축복합니다.

여기에 기계적인 효율을 자랑하는 총사(銃士; Fusiller)들은 

적이 박살나고 쓰러질 때까지 강력한 탄막을 쉬지 않는 기계처럼 반복해 날립니다.

마지막으로 전투가 어느 정도 무르익어 딱 좋은 시기가 오면,

숙련병들로 구성된 기병대가 적에게 최후의 치명타를 날릴 돌격을 감행합니다.

이들은 주로 약화된 적의 측면을 후려치는데, 

이미 물렁해진 적들은 보통 기병대의 최종 돌격에 와해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적들을 궤멸시키면서 오늘 또 승리를 거두었지만, 

지그마의 도시 군대는 이대로 쉬지 않습니다.

살아남은 시민군은 무기와 장비들을 다시 챙기고 묵묵히 행군을 시작합니다.

이들이 잠자코 명령을 따르면서 오늘을 또 버텨내는 건,

살아남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사냥까지 해야 할 정도로 열악한 배급 식량 덕이 아니라,

굳건한 충심과 강인한 정식력 덕택입니다. 

이들은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대열에서 다시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지면,

장교들이 굳은 표정으로 쏟아내는 험악한 명령에 따라 또다시 새로운 적과 맞서 싸웁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이들은 요새 도시는 이미, 피를 흘릴 만큼 흘렸고, 스스로를 하얗게 불태웠기에 

지금이라도 언제 끝날지 기약조차 없는 이 무분별한 자원 낭비를 멈추자고 주장합니다.

물론 도시들을 통치하는 각각의 대의회(Great Conclave)들은, 

자신들이 자행하는 이 일련의 행동들이 얼마나 광기에 찬 짓거리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구가 폭발적으로 유입되어 도시민들이 무수히 증가된다고 하더라도

지그마님이 그들에게 요구하는 가혹한 희생량을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공식적으로 원정을 허가하면서,

수백 명에 달하는 자원자의 사형집행장에 매일같이 서명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천 명의 생명이 꺼져갈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지그마의 도시들 저 높은 곳에 위치한 방의 두터운 문 뒤에서는

자신들의 죄악을 차마 대중에게 고백하지 못하고, 

뚫린 입이라고 그저 기도만 읊조리는 자들이 숨어있습니다.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모래시계의 모래는 이미 한참 전에 다 떨어졌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그마의 폭풍이 불러온 불씨는 이미 사드라들었다며,

다 죽어가는 깜부기불로 전락한 신왕의 불길은 희망의 불꽃만이 남았다 자조합니다.

하지만 문명의 광휘를 다시 부활시킬 기회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진정으로 왕국을 집어삼키고 있는 오랜 어둠을 몰아내길 원한다면,

반드시 위대한 희생이 그 대가로 치러져야만 합니다.

다른 방법 따윈 전혀 없습니다.





어둠 속에서건, 밝음 속에서건, 유명(幽明)을 가리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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