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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Leviathan) 제 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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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바이어던(Leviathan) 제 4 장에서… 리바이어던(Leviathan) 제 5 장 레기움(Regium) 행성,  삼니움 지역(Samnium Province), 자으락스(Zarax)의 요새 도시 루코(Luco)는 경련이 서서히 온몸을 좀먹어 가자,  사지를 번갈아 가며 쭈욱 뻗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었다.  지금 그가 피신처로 사용하고 있는 동굴은  동굴이라기보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 한켠에 난 좁다란 벽감처럼 매우 비좁은 곳이었기에  온몸을 웅크려야 겨우 자리를 잡고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구덩이였다. 그 옆으로 대략 40~50 피트[약 12~15미터(m)]의 깎아 세운 듯이 가파른 절벽 아래에는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울창한 수해(樹海)가 보였다. 루코(Luco)는 번성하고 있는 가지들 사이, 그러니까 저 무성한 숲의 바닥까지는  수렁처럼 훨씬 더 깊은 나락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칫 잘못해서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그는 목숨을 부지할 수 없으리라. 하지만 그가 시체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뱀처럼 긴 몸뚱이에 날개가 돋아난 형상을 가진 오얼랩(Orlap)들이  이 절벽 면 전체에 걸쳐 둥지를 틀고 있었다. 오얼랩(Orlap) 성체 대부분은 그보다 훨씬 큰 몸집을 가졌으며, 근력 자체도 대단하지만, 치악력도 엄청난 종족이었기에  이빨이 한가득한 놈들의 턱뼈는 그를 단숨에 찢어발길 수 있었다. 게다가 이들은 야생 포식자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매우 신경질적인 생명체였다. 이 때문에 그가 부주의하게 움직이기라도 하면, 놈들은 끔찍한 소음과 함께 폭발하듯 둥지에서 뛰쳐나와 대기를 비명으로 가득 채울 것이다. 그 소음의 근원이 폭력과 유해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된 십대처럼, 혈혈단신인 인간 한 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놈들이 알아차릴 때까지 말이다. 그 뒤엔 누가 그를 잡아먹을지를 두고, 놈들 사이에서 광란의 혈투가 벌어질 것이다. 루코(Luco)는 자신이 절벽 면에 혼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리바이어던(Leviathan)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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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바이어던(Leviathan) 제 3 장에서… 리바이어던(Leviathan) 제 4 장 레기움(Regium) 행성,  삼니움 지역(Samnium Province), 자으락스(Zarax)의 요새 도시 캐스타몬(Castamon)은 텅 비다시피한 지휘 벙커 안을 이리저리 서성이며, 홀로그램 전술 정보 화면 표시기에 유령처럼 떠오르는 정보들을 계속 주시했다.  타나으로(Tanaro) 병장은 병사들을 준비시키고 도시를 떠날 채비를 마칠 수 있도록  브리핑에 참석해준 장성들과 보좌관들을 지상으로 안내하러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얼마 되지 않는 숫자의 기술 사제들만 남아, 그늘 속에서 논리 기계들이 부드럽게 추론을 계속할 수 있도록,  기도문을 읊으면서 유약을 바르며 다독이고 있었다. 사서관(Librarian) 아바으림(Abarim)도 그들 사이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사서가 느끼는 고통은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심해지는 것처럼 보였다. "뭐 필요한 거라도 있으십니까?" 캐스타몬(Castamon)이 사서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잠시 쉬시는 게?" 아바으림(Abarim)은 캐스타몬(Castamon)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금세 지나갈 통증이요. 타이러스(Tyrus)가 임무를 끝마치면 내 몸 상태는 금방 좋아질 겁니다." "신호가 너무 약하군요." 캐스타몬(Castamon)이 전술 정보 쪽으로 공개를 돌리며 말했다. "전술 표지기가 타이러스(Tyrus)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인커럽티블(Incorruptible)이지요." 아바으림(Abarim)이 신호 수신이 불명확한 관계로  고작해야 흐릿한 흰색 페인트 자국처럼 보이는 빛 덩어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헌데 주변 상황이 이상합니다. 이 주변의 점들은 필시, 호위함들일 텐데 수가 맞지 않아요. 출진하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 분명 숫자가 더 많아야 합니다.

아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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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크린 인베이전 안 본 눈 삽니다. 쨔잔 사실 ○○○이었습니다~♪ 라니…  정말 충공깽입니다. 이딴 거 볼 시간에 취미 번역이나 하나 더 할걸,  시간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 …흠, 근데 또 멀티버스라고 우기면 말이 되니 환장할 지경입니다. 아오, 진짜…

슬슬 갈아탈지 아예 비공개로 지인들끼리만 돌려볼지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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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아무도 보실 분도 없을 테니 그냥 넋두리이긴 한데, 공개랍시고 번역문을 올려봐야 싫다는 사람들만 넘쳐나고, 반응도 없어서 이제 슬슬 접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레비앗한도 조금씩 재미있는 부분들이 나오기는 하는데 다들 관심도 없으시고, 시대에 뒤쳐지는 통번역따윈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꼰대 주제에 어울리지도 않게,  젊은 친구들이 모이는 디시에 훼방만 놔서 미안하기도 하구요. 늙은이는 뒤안길로 사라지는 게 맞아 보입니다. 방금 전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글을 썼지만,  느려터진 나머지 다른 분이 벌써 능숙하게 답변하셨는데도 뒷북을 치고 말았네요.   이거 늙다 못해 참 어리석습니다. 사이퍼 번역도 올리고 싶습니다만, 솔직히 귀찮게 한글로 번역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분들도 많은 데다가  괜히 벌집만 건드려서 여러분들의 마음만 상하게 해드린 것 같아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게다가 많은 분들이 통번역보다 쪽번역이나 요약을 더 선호하시는 것 같기도 하구요. 늙으니까 시대에 뒤쳐져서 쓸데없는 고민이 많아지네요. 이글루스 망했을 때 모든 걸 깔끔하게 정리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부족한 결단성이 더러운 목숨 질질 끌게 만드네요. 참, 구차합니다.

리바이어던(Leviathan)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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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바이어던(Leviathan) 제 2 장에서… 리바이어던(Leviathan)  제 3 장 퍼시피쿠스 분절(Segmentum Pacificus) 레기움 성계(Regium System)  인커럽티블(Incorruptible) 지휘 갑판,  "타이러스(Tyrus) 지대장님." 함교에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랏수스(Krassus) 궤도 통신 중계기로부터 통신이 들어왔습니다." 인커럽티블(Incorruptible)의 함교는 어찌 보면 대검처럼 보였고,  또 어떻게 보면 대성당의 십자형 구조처럼 보이기도 했다. 타이러스(Tyrus)의 지휘석은 칼날과 손잡이,  그리고 신도석과 좌우 날개가 교차하는 부분에 위치했다. 타이러스(Tyrus)가 고개를 들어 초승달처럼 굽어있는 화면을 주시하자, 화면의 번쩍이는 불빛이 그의 얼굴에 비쳤다. 과거 성난 괴물의 산성 침 공격을 받아 엉망이 된,  타이러스(Tyrus)의 피부 위로 모니터의 녹색 불빛이 비춰지자,  그렇지 않아도 흉측한 그의 얼굴에는 한층 더 기괴함이 감돌았다. "목표의 좌표는 확보했나?" 함교에는 타이러스(Tyrus) 외에도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해군 사관과 하급 선원들, 붉은 로브를 갖춰 입은 기술 사제들,  그리고 장갑복을 차려입은 울트라마린(Ultramarine) 등등,  다양한 인물들이 섞여 시장통이 따로 없었다. 이들 모두는 브라운관 텔레비전 화면처럼 굽어있는 모니터에서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소식을 올려다보며 약속한 듯이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녹색 빛을 뿜어내는 화면은 통통한 날개 달린 천사(Cherub)의 배에 달려있었는데, 배에 모니터를 달고 윙윙거리며 지휘석 위를 날아다니는 이 천사는  털 하나 없이 반지르르한 피부를 가진 태아처럼 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아니요, 지대장님. 그게 서… 설명하기 힘듭니다." 정적을 깨고 새된 목소리가 답변했다. 고작해야 살짝 귀에 거슬리는 불분명한 목소리에 불과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