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어던 프롤로그(Leviathan Prologue)
Quote 나는 보았다. 패배의 쓴잔을 마시고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그 모습(katabasis)을 정신골자(精神骨子)를 그 피의 이음매들을 갑작스런 단절과 성장 정류(正流)와 역류(逆流) 나는 그 모든 걸 보았다. 그럼 시작해 보지. 프롤로그(Prologue) 파멸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마저 모두 사라지고 오직 절망만이 남는 마지막 순간, 사람들은 서로에게 등을 돌린다. 극심한 공포가 이들의 오감을 지배하면, 사랑하는 이들과 영원하리라 믿었던 끈끈한 관계마저 잔혹하게 끊어진다. 어머니건, 아버지건, 아들이건, 딸이건 그런건 아무런 의미도 없다. 최후의 시간 인간은 그저 짐승에 불과하다. 두려움과 흥분으로 전율하며 비명을 지르는 짐승. 공허한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는 짐승. 살기 위해 발악하는 짐승. 스하으로(Tharro)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저 괴물들이 인간 목소리를 알아 듣기라도 한다는 듯이 자비를 구하며 몸부림쳤다. 마치 놈들이 인간에게 연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처럼 말이다. "제발!" 스하으로(Tharro)는 제풀에 방바닥에 떨어져 구르면서 놀라 숨을 헐떡였다. 퍼뜩 정신이 든 그는 주변을 슬쩍 돌아보았다. 여기는 그의 집 침실이었고, 아직 한밤중이었다. 마누라인 발라시아(Valacia)는 그가 방금 떨어진 침대 위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여기엔 날개 달린 괴수도 없었고, 무시무시한 형상의 괴물도 없었으며, 사람들의 비명도 없었다. 전부 사실이 아니었다. 스하으로(Tharro)는 갑자기 몰려든 안도감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