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에서 이어집니다. 제 2장 아우구스토 지다로프(Agusto Zidarov)는 몸을 최대한 낮춘 채로, 애용하는 권총인 쓰자으리나(Tzarina) 자동 권총을 뽑아들고, 금속으로된 비계 통로들 사이를 엉금엉금 기다시피하며 지나갔다. 방탄 조끼 아래는 땀으로 푹 쩔어있었다. 이곳은 너무 더운데다가, 심지어 어둡기까지 했다.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모든 면에서 볼때, 그는 정말로 이곳에 오기 싫었다. "지금 어디야?" 그는 무전기에 대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브레히트(Brecht)는 답변하는 것도 오래 걸렸다. "지원을 가고 있어. 앞으로 십 분." 그건 너무 늦었다. 지다로프(Zidarov)는 눈을 깜박여서 인공 홍채에 삽입된 시각 필터를 작동시켰다. 주변 시야가 필터에 따라 단속적으로 변하면서, 한 치 앞도 모르겠는 칠흙 같은 어둠에서, 그나마 볼 수 있는 어둠으로 바뀌었다. 지금 그가 서 있는 비계 통로는 서서히 위를 향해 또아리를 트는 뱀처럼 거대한 기계 주위를 돌며 위로 오르는 형태였다. 그는 자신의 발밑에서 동력로 단자의 열 교환기가 열심히 일하면서 내뿜는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주변 여과 장치들은 과열되기 일보직전이었다. 지지대와 무수하게 얽힌 파이프들 사이로 계속 올라가자, 기름 냄새가 섞인 녹슨 금속 냄새가 그의 코를 찔렀다. 주변은 다양한 파이프와 의미 불명의 처리 장비, 얇고 굵은 전선들, 용도를 알 수 없는 밸브들, 그리고 여러 지지대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곳에는 숨을 곳이 너무나 많았고, 너무나 많은 곳에 죽음이 도사리고 있었다. 한 발을 내딛을 때마다, 갑자기 터져나오는 증기가 그의 몸과 얼굴을 때렸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열기가 그의 눈에서 눈물을 짜냈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권총을 다시 거머쥐었다. 어둠과 증기, 그리고 열기 속에서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기기 위해 그는 눈을 최대한 가늘게 뜨고 천천히 나아갔다. "...